1년만의 소아과 실습 I
부제: 소아과 교수님 킹왕짱
스승이라고 모두가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소아과 교수님들은 애들이나 쓰는 ‘킹왕짱’ 같은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자랑하고 싶다. 소아과를 할거면 다른데 생각할 것도 없다할 만큼 교수님들 실력이 뛰어나단다. 전공의가 아닌 본과 학생의 입장에서는 교수님들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가 몸에 확 와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교수님들을 좋아하는 것은 스승으로서 존경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이라면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가르침의 과정은 하나하나 다 다들 것이다. 가르친 결과에 대해서도 가지각색일 것이다. 주어진 시간표대로 설렁설렁 수업을 하고 뒤돌아서면 그만인 선생님도 계실 것이고,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고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소아과 교수님들이 바로 후자의 대표주자이다.
작년 4월에 한달간의 소아과 실습이 있었다. 그때는 바쁜 일정에 쫓기고, 무서운 전공의 선생님들 눈치 보느라 하루하루가 힘든 시간이었지만,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모두가 반가운 얼굴이다. 올해는 한 달이 아니라 단 한 주의 실습이 있다. 소아과 전반이 아니라 ‘소아 심장’ 부분만 선택해서 듣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교수님과 함께 보내게 된다. 이 시간이 값진 이유는 두 교수님의 주옥같은 강의를 소규모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명의 학생과 두 분의 교수님. 입버릇처럼 교수님한테 과외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하곤 했는데 정말 그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소아심장병과 심정도, 부정맥에 대한 친절한 강의를 듣기 전과 들은 후의 그 차이란! 특히 심전도와 부정맥은 순환기 내과 수업을 통해서 배우긴 했지만 교수님 혼자만 알고 학생은 여전히 모르는 미지의 세계와 같았다. ‘심전도 홀로서기‘라는 책을 읽어봐도 잘못된 방향으로 홀로설 뿐이었는데 소아과 교수님의 강의는 정말 달랐다.
우리가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아시고 그 부분을 아주 쉽게 설명해주신다. 우리말만 안다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다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스스로 외우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지만 무작정 외우면서 헷갈리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사태는 이제 없을 것 같다. 외우더라도 ‘왜’ 그런지를 알고 외우는 것이니까.
교수님들께서 워낙 학구적이고 실력이 뛰어나다보니 아직은 뱁새걸음으로 황새걸음을 따라가야 하는 전공의들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워낙 일이 많은 소아과 아니던가. 그래도 그런 교수님들 아래서 많은 것을 배우고 나가면 뿌듯하지 않을까. 자신감도 넘칠 것 같고. 교수님들을 뵈면 소아과에 지원을 해서 나도 저렇게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훌륭한 스승에 대한 로망이냐, 고달픈 현실에 대한 타협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