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노트북이 있으면 컴퓨터실은 사라질까

30 March 2009 12 Comments Category: 과학기술 → tech


교실에서 랩탑을 펼치는 것 자체가 어색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교실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캠퍼스에서 무선인터넷으로 웹서핑을 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한 교실에서 하나둘 보이던 노트북은 어느새 과반수 이상의 책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록 수업에 노트북을 가지고 오지 않았더라도 집에 자신의 노트북이 있는 학생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노트북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학교에 따라 전공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 과는 전산 쪽과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보급률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온통 맥으로 가득한 풍경을 연출하는 어느 대학 강의실 사진은 오래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학생 모두가 노트북을 가지게 되면 학교의 컴퓨터실은 어떻게 될까. 

Nate Abderson은 ‘When every student has a laptop, why run computer labs?‘라는 글에서 버지니아 대학교가 컴퓨터실을 닫고 그 돈을 다른 곳에 더욱 생산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행히 대학측에서 컴퓨터실이라는 장소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실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고 축소운영하면서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진행할 것 같다.

훨씬 익숙하고, 원하는 응용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 자신의 노트북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의 개인정보나 작업 과정물이 공용 컴퓨터에 저장되는 것이 거슬리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이유에서 본다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컴퓨터실의 컴퓨터가 아니라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장소 그 자체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 모두가 노트북을 가지고 있으면 굳이 하드웨어 관리 비용을 들여가면서 컴퓨터실을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2007년에 실시한 버지니아 대학교 신입생 물품조사에 의하면 99.9%의 학생이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고 그 중 98%가 노트북을 소유하고 있었으니 컴퓨터실을 없애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정말 컴퓨터실이 사라질까. 

비용 절감을 위해 학교에서 먼저 나서서 컴퓨터실을 철수시킬 수도 있겠다마는 학생인 나는 결사 반대를 할 것이다. 집에 데스크탑이 있고, 내 가방에 노트북이 들어있다해도 학교 컴퓨터실은 꼭 있어야하니까. 왜? 나는 맥(Mac) 밖에 없어서 윈도를 쓸 수 있는 컴퓨터가 꼭 필요하다구. –; 

컴퓨터실이 있어야하는 이유는 노트북이라고 해도 휴대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지금 캠퍼스에서 사라진 공중전화를 아쉬워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노트북이 휴대전화 만큼 작아지고 가볍다면, 그러면서도 (최첨단기술의 힘으로) 화면은 컴퓨터실에 있는 모니터만큼 큼지막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의 노트북은 그 자체로도 짐이다. 얇고 가볍다는 맥북에어(MacBook Air)를 쓰고 있지만 노트북을 들고다니려면 양 손 중 하나를 할애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가방을 메고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진정한 휴대성이라는 것은 내 손의 자유로움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언젠가 둘둘 말고 다니는 혹은 착착 접어서 다니는 노트북이 나온다면 휴대성의 왕좌에 오르게 되겠지. 그전까지는 두개 뿐인 내 팔의 어느 한 쪽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고, 그런 짐을 항상 들고다닐 수는 없다. 오다가다 컴퓨터실에 들러 필요한 작업을 하는게 훨씬 더 편하다. 

10년 전에도 동기 가운데 서넛 가운데 하나는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학교에 비해서 보급률이 높은 편이었는데, 이젠 더욱 대중화 되었고, 곧 1 인 2 컴퓨터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두 컴퓨터 중 적어도 하나는 노트북이겠지. 그런 시대가 와도 학교 컴퓨터실에 여전히 신형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기를 바란다. 하루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는게 아니라면 내 노트북 들고다니는 것 보다 학교 컴퓨터 이용하는게 훨씬 더 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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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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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가용 다 있다고 버스는 사라지지 않았고
    인터넷으로 신문을 다 본다고 해도 종이신문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때가 아닙니다.
    물론 발전을 해서 컴퓨터가 시계처럼만 된다면 모르겠지만…
    (언제 될지…)
    모든 것에는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월정

    월정 30 March 2009 at 6:36 pm Permalink
    • 사실 지금도 꺼져있는 PC가 훨씬 많은 것을 보면 랩탑이 지금보다 휴대성이 좀 더 좋아지고, 보급률이 높아지면 결국 컴퓨터실이라는 물리적 지원은 축소되고 네트웍 환경과 소프트웨어 스트리밍 같은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습니다.

      LUV™ 1 April 2009 at 11:39 pm Permalink
  2. PPC 맥을 쓰다보니 1인 2피씨는 기본이 되어버렸습니다. 국가적으로 제도화 안 된 비표준화 웹실정을을 탓하다가도 이게 다 욕심의 결과려니 생각하니,,,숙연해지더군요.
    어쩌면 굳이 평균내면 1인 1.5피씨 정도의 시대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iggy_stardust 31 March 2009 at 11:41 pm Permalink
    • 낯익은 이름이다 했는데.. kmug에서 뵌 분이군요. 전 지난달에 인텔맥을 하나 들였습니다만 그래도 윈도 쓸 때는 PC를 찾게 되네요.^^;;

      LUV™ 1 April 2009 at 11:42 pm Permalink
  3. 생일 축하 드립니다.
    LG패션, 대구백화점, 씨티은행, 단골미용실 관계자분께 감사인사를 전한다 여기서 뒤집어 졌다는 ㅋㅋ

    솔이아빠 1 April 2009 at 8:50 am Permalink
    • 하하하, 그래도 그 분들이 있어서 매년 생일이 우울하지는 않습니다~!

      LUV™ 1 April 2009 at 11:43 pm Permalink
  4. 이거 제 오지랖이 넓다고 나무라시면 할 수 없지만요…

    이 글은 올려 두신 About 페이지와 상반되는 게시물이 아닐까요? 어느 유명 맥 포럼에서 luv4.us 블로그 추천을 보고 들어 왔는데 이렇게 답글을 남기는 상황이 돼 버렸네요.

    (답글을 올리는 이유가, 계속 좋은 글감과 내용으로 좋은 블로그가, 맥 관련해서 재미있는 블로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doccho 12 April 2009 at 4:39 am Permalink
    • @doccho, 어느 부분인지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혹시 사진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원본이라고 추정(?)되는 주소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서 확인이 어렵네요. 의견 고맙습니다.

      LUV™ 12 April 2009 at 8:52 am Permalink
      • @LUV™,
        사과 말씀 올립니다. 제가 글을 정확히 읽지 않고 답글을 달아 버렸네요. 최근에 어느 번역된 글의 내용을 머릿 속에 담아둔 상태에서 문체와 배치된 사진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했습니다. 명명백백 제 잘못입니다. 짧게 읽고 기억한 것에 근거하여 매우 불성실하게 luv님의 글을 판단했습니다. 사과 말씀 드립니다.

        매우 언짢으셨을텐데 담담히 답글을 달아 주셔서 더욱 송구스럽습니다. 제 나름 아이디와 전자우편, 홈페이지 주소 등을 남기면서 의견이라고 올렸는데 사진까지 올려지게 되니 쥐구멍도 못 찾을 심정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앞으로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doccho 13 April 2009 at 8:08 pm Permalink
        • @doccho, 털어서 먼지없는 분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덕분에 저도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

          LUV™ 15 April 2009 at 5:54 pm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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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ddly Enough | March 30th, 2009, 7:2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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