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의 10/20/30 법칙
키노트를 하든 프리젠테이션을 하든 발표를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과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간결한 키노트를 바탕으로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기조연설을 하기위해 수십 수백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80년대 애플의 기술 전도사이기도 했던 Guy Kawasaki는 프리젠테이션을 효과적으로 하기위한 10/20/30의 법칙을 소개했습니다. 모든 환경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마지막 30의 법칙은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공감이 갑니다.
슬라이드를 수십장이 아닌 10장으로 만들라는 10의 법칙과 발표시간이 20분을 넘게 하지 말라는 20의 법칙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겠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집중력은 떨어지기 마련이지요.
제가 박수를 치며 공감했던 30의 법칙은 가장 작은 폰트를 30 밑으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30포인트면 꽤 큰 글자입니다. 최소 이 정도의 크기를 유지하면서 전체 슬라이드를 10장 내외로 구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도 많고,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조사한 것도 많은데.. 이것들을 다 적어야 하다보니 글자 크기는 어느새 차차 줄어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 30이 웬말입니까.
글자 크기가 20, 12, 8 이렇게 줄어들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면 돋보기라도 꺼내야 할 판이죠. 그런데 글자크기를 크게 하라는 것은 단순히 가독성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발표자로 하여금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발표를 하라는 요구입니다.
슬라이드에 빼곡한 글자를 읽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표자가 슬라이드의 내용을 이야기 하기도 전에 청중은 이미 글자를 읽고 있습니다. 말 보다 눈으로 읽는게 훨씬 빠른데 누가 그의 발표에 귀를 기울일까요. 그가 하는 이야기는 이미 슬라이드에 그대로 담겨져 있는데 발표를 들어야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학교에서 발표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유난히 30의 법칙에 어긋나는 경우는 많이 접합니다. 슬라이드에 글자가 빽빽하다는 것은 발표자가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밤새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평가했다 하더라도 내 머리 속에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만큼 했다’라는 것을 내세우고 싶은 욕심에 슬라이드에 빼곡히 채워놓았다면 그건 제살깎기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발표자는 발표가 아닌 읽기에 머물 뿐이고, 그가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청중은는이미 읽고 있습니다. 발표할 내용은 슬라이드가 아닌 발표자의 머리 속에 있어야 합니다. 슬라이드에는 중요한 키워드, 혹은 그림이나 도표면 충분합니다. 물론 그 슬라이드가 수업용 교재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요.
Guy Kawasaki가 전하는 프리젠테이션의 10/20/30 법칙, 발표를 준비할 때 꼭 한번 더 떠올려주세요.
▶ The 10/20/30 Rule of PowerPoint by Guy Kawasaki


폰트 30이면 정말 크긴 크죠. ㅠㅠ
한 24쯤이면.. 쿨럭..
막상 30으로 작성해보니 크긴 큽니다. 30으로는 도저히 copy&paste 신공을 쓸 엄두가 안나네요. ㅜ.ㅜ
회사 보고에서는 정말 힘든 일이지요. 깨알같이 써줘야지 일한 것으로 인정을 해 준다는….
맞습니다. 회사보고, 수업발표.. 깨알같은 내용으로 평가를 받는 발표도 있지요. 환경과 상황을 무시할 순 없더라구요.
저렇게 할 수 있는 발표의 내용이 따로 있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많이 공감하게 됩니다. 적게 적어둔 만큼 발표자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니 말이에요.
하지만, 의대나 병원에서 하는 케이스 프리젠테이션의 형식을 벗어나 저 법칙에 맞게, 혹은 잡스 아저씨처럼 시도해 보기엔 제 가슴이 너무나도 새가슴이네요.
수업 때 이런 식으로 한번 해볼랬는데, 일단은 슬라이드를 비우고 머리를 채우는게 너무 힘들고, 다음으로는 헐렁한 슬라이드를 보고 ‘뭐했냐’는 반응을 보이는 조원, 교수님의 눈초리를 이겨낼 수가 없더군요. 병원에서는 더 힘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