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청춘엔진 강연회 후

28 November 2009 0 Comments Category: 주저리 주절


무한청춘엔진 포스터무한청춘엔진 강연 소식을 듣고 예매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했었다. 서울까지 오가는 것이 너무 부담이었으니까. 거리도 거리지만 강연시간만 6시간인데 차에서 보낼 시간까지 생각하면 하루를 꼬박 들여야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살면 이런건 좋겠다’ 싶은 생각만 막연히 하다가 시간이 흘러 강연에 대한 갈망이 희석되어 기억조차 남지 않았을 때 온라인중계 소식을 듣게 되었다. cataca(블로그 / 트위터)님이 현장중계를 해주신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인터뷰나 강연, 대화 등 생방송을 접할 수는 있었지만 그건 처음부터 트위터 중계를 목적으로 한 방송이었고, 무한청춘엔진 강연회는 티켓을 예매해야 들을 수 있는 유료 강연회가 아닌가. (이점에서 저작권 뭐 그런게 좀 걱정되긴 했다)

어쨌건 (비록 화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었고, 중계된 강연은 자동으로 보관되니 언제 어디서든 다시 들을 수 있다. 이제 시공의 제약은 약간의 노력과 관심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렸다.

김중만, 노홍철, 김제동 등등 각계 인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는데 그 중 특히 빠져든 것은 박경철 선생님의 강연이다. 김제동, 노홍철님의 강연도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가슴 속에 불꽃을 일으킨 분은 단연 박경철님. 중간중간 이미 다른 방송이나 강연에서 접했던 이야기가 반복되기도 했지만 그게 뻔하고 식상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잊고 있던 순간에 다시 한번 일깨우는 자극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소소한 것이 아니다.

스펙에 목숨 거는 우리의 세태, 차이와 확연한 다름, 변화하는 나, 시간에 대한 개념 등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지만 특히 심장에 칼이 꽃히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변화와 시간이다.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변화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나는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10년 전의 나와 비교해도 지금의 나는 달라진게 없다. 한결같음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나는 그 긴 세월 동안 전혀 발전된게 없다. 한 때의 영광을 되새김질 하고 또 되새김질 하며 추억을 먹고 살고 있다. 그 사이 나는 뒤쳐지고 그들은 저 멀리 내달리고 있다.

그런데 내게 그럴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까. 선생님은 시간에 대한 가르침도 함께 주셨다. 시간은 똑딱똑딱 그냥 흘러가는게 아니라, 아코디언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늘이고 줄이는지는 내 스스로 알아내야 할 숙제지만, 이제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도 않고 통하지도 않을 것이다. 강연을 듣는 동안 내가 보낸 몇 시간은 시계추의 시간으로는 흘러간 아까운 몇시간으로 기억되겠지만, 내 인생의 시계로 본다면 아코디언처럼 쭈욱 늘어난 시간일 것이다. 누구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 이제 난 시간의 아코디언 연주자.

궁즉변. 궁하면 변한다. 지금의 나, 궁하지 않은가. 현실을 직시하고 내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절망하지 말고 변화를 꾀하자. 변즉통. 변하면 통한다. 할 수 있다. 예전에 가진 것들 다 버리고 깨끗한 백지로 다시 시작하다. 텅 빈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무한한 상상이 그 안을 가득 채울 수 있다. 깨끗이 비었기에 난 무엇도 될 수 있을 것이다.

# 무한청춘엔진 강연 다시듣기: 노홍철 / 김제동 / 김신영 / 김중만 / 박경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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