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련한 인턴이었다

February 12 3 Comments Category: 생각의 소리

부제: 내일 인수인계 할 신규 인턴에게
2011년 2월 말. 잔뜩 긴장된 자세로 병원에 들어섰다. 셔츠에 타이를 메고 곧게 다려진 가운을 입고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저녁에 되면 옷은 꼬깃꼬깃 볼품 없고, 소매는 까무잡잡해졌지만 다음날 또 깨끗하게 다려진 옷으로 새벽을 열었다.
2012년 2월 중순. 사흘을 입어 구깃구깃한 수술복과 맨발에 샌들. 세수는 했는데 면도는 안했다. 1년 사이에 참 많이 […]

병원 탈출 감행

January 15 1 Comment Category: 주저리 주절

근무시간에 병원 밖으로 나가면 큰일나는 줄 알고 지낸 1년. 본원에서 근무할 때는 숙소 건물이 따로 있어서 바깥 공기를 쐴 수 있지만 파견 병원은 모두 병원 내에 숙소가 있다보니 오프가 되기 전까진 하늘 한번 볼 수 없다. 이곳에서도 2주 동안 컴컴한 하늘과 달만 지겹도록 봤다.
하늘색이 무슨 색이었더라.
간 큰 인턴이야 콜이 있더라도 어차피 병원 주변 산책하는 […]

누군가는 기억한다니까

September 05 4 Comments Category: 의학적 수다, 주저리 주절

인턴으로서 환자에게 정성을 쏟고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 여유가 있는 스케줄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연신 콜폰이 울려대는 상황에서 환자 한분 한분과 대화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웬만한 인품을 갖춘 자 아니면 힘들다.
시간에 쫓기며 주어진 일을 해결하고 곧바로 다음 일을 해야하니 검사나 처치를 할 때 설명은 짧아지고 말은 빨라지고, 이런저런 질문에 […]

마음을 열어놓으세요

July 17 3 Comments Category: 주저리 주절

“선생님은 어디 어플라이에요?”
“저는 소아과 지원입니다. 본과때부터 마음 굳혔어요.”
“어플라이과가 있는건 좋은데, 다른 과에도 마음을 열어놓으세요”
얼마전 소아과 인턴 때 3년차 선생님과 이야기 하면서 ‘마음을 열어두라’는 조언(충고?)을 받았다. 떨어질 수도 있으니 2지망도 생각해 두라는 뜻일 수도 있겠고, 말 그대로 마음을 열고 다른 과에도 관심을 가져보라는 뜻도 되겠지만 이미 마음이 굳어진 지금에 와서 다른 과에 마음을 여는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