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희망의 '미셸 오바마'

05 March 2009 0 Comments Category: 공연문화 → art


어린 시절 위인전을 읽었던 이유는 위인을 본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생님과 어머니에게 칭찬을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만화책 보다는 위인전을 읽는 학생이 더 착해보이니까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나이가 들면서 차차 위인전은 손에서 멀어졌습니다. 칭찬이 고픈 시기는 다 지났던게지요. 사실 ‘인물’에 대한 관심과 존경은 나이가 들면서 더 필요한 것인데..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은 위인에 대한 관심을 가졌거나, 그에 대한 위인전이나 자서전을 한번 정도 읽어보았더라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껏 읽은 책이라는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모 기업가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뿐이군요. ‘백범 김구’는 분명 사다놓긴 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통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최근 관심을 호기심을 가지게 된 사람이 미셸 오바마입니다. 버락 오바마의 남편이자 한 나라의 영부인, 그리고 두 딸의 어머니인 대단하면서도 평범한 한 여인, 미셸 오바마. 정치에 관심이 그다지 없어서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누구누구인지, 누가 되면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지만 미셸 오바마에 대한 인상은 매우 오래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미셸 오바마
6점
엘리자베스 라이트풋 지음
박수연 외 옮김
부키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직업도 몰랐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몰랐고, 인상 깊었던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옷차림이었거든요. 한번은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 저렇게 수수하게 입고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다른 한번은 영부인이 될 지 모르는데 저런 원색의 옷을 입고 나오는 저 자신감은 뭘까 하는 생각을 했었죠. 훗날 그녀만의 패션감각은 취임식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났지만요. 

여튼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자 미셸 오바마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졌습니다. 간간이 방송에서 미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결론만 있었지 과정에 대해서는 길게 들을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미셸 오바마 – 변화와 희망의 퍼스트레이디’ 라는 책이 반가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 선출되고, 그에 수반하는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과 별개로 한 인물로서 관심과 존경을 받는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미셸 오바마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오늘의 그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뛰어난 능력을 타고난 것은 그녀만의 혜택이라 할 수 있겠죠. 그녀 뿐만 아니라 오빠도 대단한 재능을 가진 것을 보면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백인이 절대적인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자신의 길을 나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프린스턴 대학교에 흑인 여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하지요.

미국에서 꿈을 이루어가는 한 여학생, 변호사, 아내, 어머니의 이야기. 군데군데 ‘정말 잘 나가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닐까’ 싶은 부분이 있어 교훈 보다는 신세한탄을 먼저 하게되는 경우도 생기지만 지금 서 있는 그 자리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저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남편 만큼이나, 때로는 남편 보다도 더 뛰어난 능력으로 주목받는 아내가 있습니다. 오마바 부부의 상대로는 클린턴 부부가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요.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빌 클린턴의 호칭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퍼스트 젠틀맨이 되는건가요. 여튼 힐러리와 미셸은 어딘지 달라 보입니다. 그 차이는 힐러리에 대한 책을 읽으면 비교가 되겠지요. 

아, ‘미셸 오바마’ 책에 대해서 꼭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라 어느 칼럼니스트가 미셸 오바마에 대해 쓴 책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목받는 여인과 단 한번의 인터뷰도 없이 책을 지었어요.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 안에요. 방송 자료나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 선거운동 이메일 등의 자료를 활용했다고는 하지만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저자의 신변잡기가 끼어들어서 흐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특히 책 앞부분의 프롤로그 부분은 장수도 꽤 많이 차지하는데 ‘내가 왜 이 사람 이야기를 읽어야하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에요. 요 부분은 무시하고 넘어가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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