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미쳤다

28 May 2009 2 Comments Category: 공연문화 → art


한동안 뜸했고, 또 한동안 뜸 할 위드블로그 캠페인 참여글입니다. 요즘 다음(daum)의 파자마파티 관련 제품만 올라오길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더니 리뷰할 일이 없네요. 어쨌거나 간만에 책 한권을 골랐습니다. 제목은 ‘스타는 미쳤다’, 하지만 제목보다 훨씬 더 끌리는 것은 ‘성격장애와 매력에 대한 정신분석적 리포트’라는 부제입니다.

앞서 인격장애에 관한 글을 몇차례 올렸습니다. 주차 형태로 재밌게 알아보는 인격장애 유형이라던가, 인격 장애 자체에 대한 소개라던가.. 네, 인격장애에 관심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사실 누구나 경도의 인격장애는 다 가지고 있지 않겠어요. 조금 더 심한 사람이 있을 뿐이고, 좀 더 많이 심한 사람이 있을 뿐이지, 도덕책에나 나올 법한 인격을 수양하고 있는 분이 많지는 않을 듯. 어쩌면 성인 군자도 인격 장애가 있을지 몰라요. 

주차 형태로 알아보는 인격장애 유형

그럼 스타는?

무대에서, TV 화면에서, 극장 스크린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우리의 스타는 인격장애와 어떤 연결고리로 연결되어 있을까요. 최근 몇년 유독 많았던 스타의 자살 사건, 그리고 예전부터 끊임없이 불거졌던 스타의 마약 사건, 그리고 스타들의 결혼과 이혼. 이런 사건들은 스타이기 때문에 유난히 부각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스타에 있어서 이런 사건은 필연적인 것일까요. 

생각해 볼까요. 스타가 자살에 이를 때에는 꼭 ‘우울증’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우울증이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것은 다 아는 것이고, 그럼 왜 스타는 우울증에 잘 걸릴까요. 우울증의 높은 유병률을 생각하면, 일반일들도 모르고 있을 뿐이지 우울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따지면 연예인이라고 해서 우울증에 잘 걸린다고 성급히 판단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스타와 우울증, 그리고 인기의 상관관계를 곰곰히 생각해 보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닭과 달걀과 같은 이야기가 여기에도 적용됩니다. 스타가 되고 인기를 끌게 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인기가 식을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울증의 기질이 있던 사람이 그 감정을 바탕으로 연기를 잘해서 인기를 끌고 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우울증은 원인일까요, 결과일까요. 

책 이야기로 넘어가볼게요.

이 책 ‘스타는 미쳤다’를 처음 보았을 때 평소 저런 닭과 달걀 생각을 많이 하던 저의 머리 속에는 반짝 하고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책의 부제를 보고서는 ‘바로 이 책이야’라고 외쳤지요. 정신과 교재로는 풀 수 없는 의문에 답을 구하고, 친구들과의 수다 시간에 흥미로운 양념을 치는데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핏물이 흐르는 듯 붉은 별이 그려진 표지 디자인의 끌림이란..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웬만하면 책에서 작은 의미 하나라도 건져내려 노력하는 편인데 이 책은 중간에 두어번 내던지면서 겨우겨우 다 읽었습니다. 애초에 예상하던 것과 너무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책의 내용 자체가 연애잡지의 얄팍한 기사를 보는 것 같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우선 책의 차례를 한번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책은 목차를 보면 큰 흐름이 그려지는데 이 책은 그게 잘 안됩니다. 각각의 소제목은 참 흥미로운데 큰 숲이 그려지지가 않고, 막상 읽어보면 흥미로운 소제목과 달리 내용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프롤로그와 여섯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혹시 책을 읽으실 분을 위해 구성에 대해 간략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어떻게 된게 책의 내용에 빠져들지는 않고 구성 분석에 더 혈안이 되더군요. 그만큼 구성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소리? 따지고 보니 나름 체계적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 차 례
    • 프롤로그. 스타는 미쳤다: 첼시 호텔에서의 죽음 / 영혼을 갉아먹는 성격장애
    • 1. 망가진 영혼: 신도 분노한 괴팍한 명배우 / 나르시시스트의 자아도취 / …
    • 2. 경계 위에서 위태하다: 크라이 베이비, 크라이 / 경계성 성격장애의 증상 /…
    • 3. 좋은 마약, 나쁜 마약: 죽음의 산을 넘다 / 누구나 마약이 필요해 / …
    • 4. 스타 막장인생: 스포트라이트 뒤의 짙은 그림자 / 고통으로 별은 뜨고, 또 지고 / …
    • 5. 의문의 죽음: “음악이 끝나면 조명을 꺼라!” / 죽음을 장전한 러시안룰렛 / …
    • 6. 긍정의 에너지: 지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 성격장애로 대중적 어필 / …

이 목차를 보고 어떤 구성인지 감이 오나요. 인격장애에 대해서 나름 공부도 했는데 저는 도무지 모르겠던데.

프롤로그에서는 영국  펑크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베이스 주자인 시드 비셔스의 행적을 바탕으로 성격장애에 대한 환기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어서 DSM-IV의 인격장애 분류를 클래스별로 소개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인격장애가 어떤 것이 있는지 간략히 소개합니다. 인격장애 – 이 책에서는 성격장애라는 용어를 씁니다 – 는 크게 세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이고 괴상하고 엉뚱한 것(Class A), 극적이고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것(Class B)불안하고 겁이 많은 것(Class C)으로 나뉘는데 이러한 군 안에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들은 반사회성 인격장애, 의존성 인격장애와 같은 장애가 포함됩니다.

1장에서는 이러한 각각의 장애에 대해 소개하는데 재미삼아 읽기 보다는 상식을 넒히고자 읽는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칫 교과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지요. 깊이는 없더라도 아는 ‘척’ 하는 재미를 아는 분이라면 동의해 주실 거죠? 근데 1장에서 모든 인격장애를 다 설명하지는 않아요. 프롤로그에서 언급하듯이 Class B에 대해서 주로 다루거든요. 즉, 반사회성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그리고 히스테리성(연극성) 인격장애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교과서적으로 상세히 설명하면서 외국 유명 연예인들 얘기도 함께 하는데 아는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와닿지는 않네요. 

2장, 3장으로 들어가면 범위는 더 좁아집니다. 경계성 인격장애에 초점을 맞추네요. 경계성 인격장애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다루면서 역시 외국 연예인들의 뒷얘기를 늘어놓습니다. 먼 나라 얼굴 모르는 분들 얘기가 그런지 귀가 솔깃해지지는 않아요. 암튼 경계성 인격장애의 원인에서 치료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폭 넓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요.  3장에서는 난데없이 신경전달물질이 나와서 놀랐는데요, 뒤에 나오는 4장의 마약 이야기와 연결을 시키기 위해서 그런건 아닐까 혼자만의 추측을 해봅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치고는 너무 깊이 있는 내용이니까요. 참고서에 나오는 신경전달물질 부분도 머리가 아픈데 이런 책에서 한 챕터를 그 부분에 할애하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음.. 책을 너무 쉽게 봤나. 

4장과 5장은 왜 나눠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성격장애를 가진 스타들이 어떤 나쁜 말로를 걸었나를 보여줍니다. 왜 마약에 빠지게 되는지, 왜 죽음에 이르게 되는지.. 사실 스타의 뒷 얘기라면 상당히 호기심이 가는 소재잖아요. 근데 이 책에서는 그렇지가 못해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최진실씨 이야기가 담겼다면 훨씬 재미있었겠지만, 우리 정서상 그건 또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6장에서는 앞과는 반대로 성격장애가 스타로 성장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 장애를 발판으로 어떻게 성공을 했는지 보여줍니다. 장애라는 용어와 장애로 인한 파탄 이야기만 하기에는 너무 암울해 보여서 희망의 빛으로 마무리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근데 막판에 이르니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 책장을 마구 넘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글쎄요. 제목이 너무 거창해서 책의 내용이 빈약해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에서 헛된 기대를 품었다가 실망을 크게 했네요. 스타와 성격장애 사이의 고리를 파헤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닌 듯 합니다. 연예인에 대한 부분은 그저 양념 정도로만 생각하시는게 어떨지. 대신 책 앞 부분의 성격장애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는 읽을만 합니다. 꽤 상세한 예와 설명이 있기 때문에 인격장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하네요. 

알라딘 '스타는 미쳤다' 책 정보 및 서평 보기
위드블로그 '스타는 미쳤다' 서평 보기

음.. 별반 다르지는 않군요.

예전에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유수민)’를 재밌게 읽어서인지 지안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에 관심이 많이 갔는데 이번 책은 기대에 조금 못 미치네요. 제목을 너무 잘 지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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